1년 전의 내가 겪은 일도 가물가물하고,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과거는 전혀 다른 기억으로 얼굴을 바꾸는데, 하물며 백년 전일이라고 팩트 그 자체로 전해질 수 있을까? 역사는 참 재미있다. 지나간 시대와 인물들의 궤적을 거슬러 올라가보는 일은 언제나 새롭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1년 전의 일기를 들춰보면서 나 스스로에게조차 낯선 나의 기억을 발견할 때가 있기에, 언제나 역사책 앞에서도 늘 의문을 품는다. 이 기록의 다른 얼굴은 무엇일까, 다른 관점으로 이 기록을 보았을 때에도 과연 같은 역사로 느껴질까.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송시열’이라는 인물을 지극히 고아하고 존경할만한 학자로 공부했던 나는, 내가 알지 못했던 다른 각도에서의 송시열을 만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역사의 두 얼굴을 생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