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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이 뭐라고?

열두살 초등학생 신수아의 장래희망은 성형외과 의사입니다.장래희망에 대한 글짓기 숙제로 수아는 고민이 많습니다. 꼭! 공부를 잘해야만 의사, 경찰관, 요리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장래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공부를 잘 해야만 밑받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른들은 꼭 하고 있습니다. 장래 희망을 꼭 이루기 위해 필요 충분 조건인양 강조를 저희 아이에게 하고 있거든요그래서 수아의 모습을 지켜보며 조금 반성이 되기도 합니다. 공부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깐요 수아는 글짓기 숙제에 대한 고민을 선생님에게 털어놓고 가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꿈을 찾아보라는 선생님 조언에 따라 엄마, 아빠, 할머니, 이모에게 꿈에 대한 조언을 듣지만, 실망만 하게 됩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어린 동생에게 뚯 밖의 이야기를 들으며 꿈의 대한 해석을 달리하게 됩니다.글짓기를 발표하는 시간 수아는 자신의 꿈을 당당히 발표했을까요 이야기는 또래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래희망에 대한 고민 이야기책입니다. 수아 처럼 우리 아이들도 혹시 부모의 강요적인 장래희망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도 가져보았구요좋아하는 꿈이 꼭 이루워지기를 바라보며 조급해 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공부를 싫어하고 안 하고 못하는 나도 장래 희망은 있어.
하지만 내 장래 희망을 들으면 친구들은 비웃고
어른들은 잔소리를 퍼부을 게 뻔해.
네가? 정말? 그럼 공부 좀 하지. 하고 말이야.
잘하는 게 없는 아이는 희망도 품으면 안 돼?
현재가 아닌 장래, 절망이 아닌 희망, 나도 이제 품어 볼래!
내일 일은 아무도,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천 원은 너무해! 로 많은 어린이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았던 수아가 돌아왔습니다. 수아는 장래 희망에 관한 글짓기를 해 오라는 숙제를 받아 들고 깊은 고민에 빠져 듭니다. 장래 희망이 없지는 않은데, 발표하기가 영 꺼려지는 까닭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아의 장래 희망은 자그마치 성형외과 의사거든요. ‘외모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과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는 거룩하고 갸륵한 의도가 있긴 하지만, 글쎄요? 공부를 싫어하고 안 하고 못하는 주제에 성형외과 의사를 운운하기는 아무래도 염치가 없습니다. 솔직히 친구들의 비웃음과 어른들의 잔소리를 감당할 자신도 없고요.

수아는 비웃음과 잔소리를 피할 수 있는 장래 희망을 찾아서 열심히 머리를 굴려 봅니다. 선생님이 충고한 대로 좋아하고 잘하는 일도 찾아보지요. 하지만 수아가 좋아해서 남보다 잘하는 일이라고는 ‘벌렁 누워서 빈둥거리기’와 ‘슬슬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기’밖에 없습니다. 둘 다 장래 희망을 정하는 데는 아무런 보탬이 안 되는 특기랄까요 취미랄까요. 그나마 후자에 가까운 직업으로 관광버스 기사가 있긴 한데, 죽도록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자고 죽도록 싫어하는 시험을 두 번이나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단짝 친구들의 장래 희망을 참고해 볼까도 싶었지만, 이건 뭐 도무지 참고가 되지 않습니다. 지원이는 수아만큼이나 공부를 못하면서도 뻔뻔하게 대학교수가 되겠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간절히 바란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민경이는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고만 합니다. 경찰은 공부를 못해서 안 되고, 패션모델은 몸매가 안 돼서 안 되고, 요리사는 프랑스로 유학 갈 형편이 안 돼서 안 된다나요. 가족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엄마는 ‘이다음에 더 늙으면 제다이 기사가 되고 싶다’는 황당한 대답으로 짜증을 돋우고, 아빠는 희망이라는 말을 듣고 절망 가득한 답을 쏟아냅니다. 수아는 이 아수라장 속에서 ‘검사 및 발표용’이 아닌 진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수아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을까요?